악마는 프라다2, 매운맛 줄어든 후기

2분 읽기
X로 공유
링크 복사
악마는 프라다2, 매운맛 줄어든 후기

17년 만에 돌아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화려한 명품들의 비주얼적 재미는 여전했지만, 캐릭터의 매력과 이야기의 단단함은 크게 약해졌다. 2006년 패션계의 냉혹한 현실을 세련되게 그려 신드롬을 일으켰던 전작과 달리, 속편은 화려한 포장지만 남은 빈 상자 같은 실망감을 안긴다.

영화는 탐사 보도 기자 앤디(앤 해서웨이)가 해고 후 패션 매거진 ‘런웨이’ 기획 에디터로 복귀해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재회하며 시작된다. 종이 매체가 저물고 소셜미디어가 지배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패션지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분투를 조명하려는 기획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광고

광고 영역

하지만 위기 극복 방식은 지나치게 엉성하다. ‘런웨이’의 소유주 교체와 대규모 인력 감축이라는 거대한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산가들에게 회사를 사달라고 읍소하는 수준에 그친다. 거대 자본의 이동과 회사 인수가 아이들 장난처럼 손쉽게 성사되는 과정은 관객이 납득하기 힘든 작위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패션지의 치열한 고민 대신 ‘스토리를 위한 스토리’로 넘어가려는 연출의 안일함이 드러난다.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속편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캐릭터의 붕괴, 즉 ‘캐붕’**​이다. 특히 극의 상징인 미란다의 변화가 뼈아프다. 전작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서 판을 흔들던 모습 대신 나약하게 상황을 수용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변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전 비서에서 광고주인 디올 관계자로 돌아온 에밀리(에밀리 블런트)는 미란다와의 권력 역전을 보여줄 흥미로운 설정을 가졌음에도, 극 내내 사치, 향락, 재력가 남성에게만 집착하는 평면적인 캐릭터로 소비된다. 주인공 앤디 또한 17년 경력이 무색하게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하며, 매력 없는 로맨스 라인에 갇혀 서사의 중심을 잡지 못한다. 유일하게 전작의 결을 유지하는 베테랑 패션 디렉터 나이젤(스탠리 투치)만이 고군분투하며 극의 중심을 가까스로 지탱한다.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관련 게시물